영덕군 병곡면은 영덕 북부의 바다와 산, 들이 한데 어우러진 고장이다.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고래불해수욕장, 금곡리 칠보산, 동해안 대표 곡창지대로 꼽히는 병곡들, 병곡항·백석항·금곡항을 중심으로 한 어업, 신라 고찰 유금사가 병곡면의 자연과 역사, 생활 기반을 이룬다.병곡면에는 1577가구, 244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970~1980년대 5000명 안팎에 이르던 인구는 농어촌 고령화와 경제기반 위축 속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병곡면을 대표하는 이름은 단연 고래불이다. 고래불해수욕장은 병곡·영리·덕천 3개 지구로 이뤄진 해안 관광지로, 블루로드 7코스와 해파랑길 23코스가 지나는 영덕 북부 해양관광의 중심이다. 매년 5만여 명이 찾는 이곳은 긴 백사장과 완만한 해안, 탁 트인 동해 풍광을 갖춰 여름철 피서객뿐 아니라 사계절 걷기 여행객의 발길도 이어진다. 고래불이라는 이름에는 고려 말 목은 이색 선생이 상대산에 올랐다가 동해에서 고래가 뛰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이라 불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고래불은 단순한 해수욕장 이름을 넘어 병곡면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병곡면의 또 다른 기반은 넓은 들이다. 병곡들은 동해안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평야지대로, 병곡면 농업 생산을 떠받쳐 온 곡창지대다. 병곡면 전체 세대 가운데 농가가 1,120세대로 71%를 차지할 만큼 농업은 여전히 주민 삶의 중심이다. 바다와 산 사이에 펼쳐진 넓은 들은 병곡면이 해안 관광지에 그치지 않고 농업과 어업, 관광이 공존하는 생활 터전임을 보여준다. 해안 마을에서는 어업이 주민 생활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병곡면에는 병곡2리와 백석2리의 지방어항, 금곡2리의 소규모 어항 등 3개 항구가 있다. 어선은 모두 47척으로, 이 가운데 동력선이 44척, 무동력선이 3척이다. 병곡항과 백석항, 금곡항은 대규모 항만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생업과 마을 일상을 이어주는 생활 어항이다. 어민들은 동해의 계절 변화에 맞춰 조업하며 멍게 양식, 문어 통발, 백합 양식 등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산림 자원으로는 칠보산이 병곡면을 대표한다. 칠보산은 금곡리에 있는 해발 810m의 산으로, 낙동정맥 끝자락 부근에 자리한다. 정상에 오르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산세가 수려해 사계절 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칠보산이라는 이름은 더덕, 황기, 산삼, 멧돼지, 철, 구리, 돌옷 등 7가지 동식물과 광물이 풍부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칠보산 자락에는 자연휴양림과 신라 고찰 유금사가 자리해 산림관광과 역사문화를 잇는다.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숲속 휴식과 피서를 즐기려는 방문객이 찾는 공간이다. 유금사는 637년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며,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다. 조선 중기 이전까지는 대웅전과 종각, 장화부인신령각 등을 갖추고 승려도 수십 명에 이를 만큼 사세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보물로 지정된 유금사 삼층석탑은 병곡면의 역사적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유산이다. 원래 대웅전 앞에 있던 석탑은 현재 대웅전 뒤뜰로 옮겨졌으며, 이전 과정에서 탑 안에서 금불상이 발견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병곡면은 새로운 정주 가능성도 품고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의 탁 트인 바다와 칠보산의 숲, 넓은 병곡들, 따뜻한 마을 공동체는 도시민에게도 매력적인 삶의 조건이 되고 있다. 대도시에서 살다가 병곡면 아곡리로 이주해 정착한 이성준씨 부부는 병곡면의 정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씨 부부는 “치열한 도시 생활에 지쳐 있던 중 우연히 찾은 병곡면의 고즈넉한 풍경과 푸른 바다에서 위로를 얻었다”며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깨끗한 자연환경, 주민들의 따뜻한 정과 지역사회의 환대가 병곡면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한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착 초기에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영덕군의 귀농귀촌 지원 정책이 버팀목이 됐다”며 “기초 영농 기술 교육과 현장 중심 멘토링 프로그램은 농촌 정착 과정의 어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병곡면은 앞으로 고래불해수욕장과 칠보산, 유금사, 병곡들, 어항을 연결하는 복합 발전 전략이 중요하다. 해양관광과 산림휴양, 역사문화, 농어업을 하나의 지역 자원으로 묶어낼 때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여름철 관광객 유입을 넘어 사계절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블루로드와 해파랑길을 찾는 걷기 여행객, 칠보산 자연휴양림 이용객, 유금사 역사문화 탐방객, 병곡항과 백석항·금곡항의 어촌 풍경을 찾는 방문객을 연결하면 병곡면만의 해안·산림·농어촌 관광 동선이 만들어질 수 있다.지역사회도 인구 감소라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신규 원전 유치에 따른 지역경기 활성화 기대감도 병곡면의 미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다. 병곡면은 지역사회단체와 주민, 행정이 함께 현안사업을 추진하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행정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김대락 병곡면 부면장은 “병곡면은 고래불해수욕장의 청정 해안과 동해안 최고의 평야 병곡들, 천년고찰 유금사를 보유한 축복받은 고장”이라며 “인구 감소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화합하고 고민하면서 병곡면의 위상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편집: 2026-08-31 1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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