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하나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에 나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참교육`이라는 드라마의 제목에서 벌써 자극적 도발이 느껴집니다. 교육이면 교육이지 `참`이 붙는 교육이 따로 있단 의미인가? 한때 몸 담았던 직업군이어서인지 교육이란 말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관심이 생깁니다.    현재 우리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소재로 한 연작 드라마 형식이라 전편을 다는 못 보고 드문드문 서너 편을 보았습니다. 드라마로 형상화한 이야기이다 보니 재미를 위한 과장이 섞여있지만 대체로 현 교육 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을 다루더군요.    학습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배제되고, 해당 장관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학교 밖 어벤져스 팀이 문제를 깨끗이 해결하는 해피엔딩의 결말이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하지만 힘으로 힘을 제압하는 판타지 같은 결말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더군요.   또 하나, 며칠 사이에 매체를 뜨겁게 달구던 사건 이야기도 해 볼까요? 청룡기 고교 야구대회에서 한 학교의 응원단이 서로 겨루고 있는 상대방 학교를 향해서 특정 카페 이름이 든 응원 문구로 조롱하듯 응원한 것이 운동장을 넘어 정치권의 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5월 18일을 기해 실시한 해당 카페의 이벤트 명칭을 하필이면 `탱크 데이`로 하는 바람에 그 기업 총수가 공개 사과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카페 문을 닫고 종사원들에게 역사의식 교육도 했으나 광주에서는 성난 시민들이 그 카페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한 차례 싸늘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청룡기 야구대회 경기 중 서울의 B고교 선수단 응원진이 상대팀인 광주 모학교 선수단을 향해 카페 불매 사건을 조롱하는 듯한 응원구호를 외쳐 격렬한 반발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야구 협회 주도로 조롱 응원을 한 학교의 선수단은 6개월 동안 경기 참가가 정지되고 응원을 주도한 학생에게는 개인적 징계가 내려지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지나치게 가혹한 벌이라고 비판하고 여당은 또 이 비판을 비판하며 왈가왈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B고와 같은 응원 문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자기 학교의 교가를 부르고 자기 선수에게 힘이 될 구호를 외치던 과거 고교 응원 문화가 몇 년 전부터 상대팀을 조롱하는 투의 응원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지만 진행을 방해할 정도의 불쾌한 응원을 심판이 제재할 수 있는 규정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팀을 불편하게 하는 응원이 번지기 시작하는 초반에 심판이 강력히 제지했다면 작금의 이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심판만이 아니라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 감독이나 교사들의 지도가 초반부터 있었다면 이런 불상사로 이어지지 않았겠지요. 참으로 `참`교육이 필요했던 거지요.   교육보다 충동이 항상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볼테르가 말했습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본능적 충동에 휘둘리기 쉬우므로 교육을 통해서 본능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지요. 루소도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즉 교육의 본질을 기능적 능숙함을 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성숙을 이루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엘리트 체육은 선수가 어릴 때부터 기능과 역량을 키우고 만드는 데 집중하느라 인간적 성숙을 교육할 시간이 없습니다. 기량과 기술을 연마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교실에서의 정규교육은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다 이번 사고처럼 5·18 비극의 역사적 의미는 배우지 못해서 몰라도 쉽게 접하는 인터넷 컨텐츠를 통해서 배운 재미난 조롱 표현을 응원 문구로 `써 먹어` 본 것이지요.   드라마 안에서의 참교육이란 현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학교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을 학교 밖 조직이 개입하여 사건을 종결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더군요. 이번 B고 응원 사건을 대하는 관련 단체의 해결 방법도 드라마의 방법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요.    논란을 잠재우는 데 급급하다 보니 6개월의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로 아직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진로를 차단당하거나 미래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저지른 잘못에 응분의 처벌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생의 잘못을 처벌하는 것도 분명히 교육의 일환이니만치 처벌의 결과에 대해서도 교육적 고민이 따라야 합니다.    학생을 징계하는 `참`의미는 응징이 아닌 선도(善導)에 있는 만큼 이번 B고교 학생들의 징계가 윗사람의 눈치보기로 급하게 내린 성급한 응징에 그치지 않고 `참`으로 교육적인 징계였는지 돌아볼 필요도 없지 않습니다.
최종편집: 2026-08-31 08: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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