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 사이의 경쟁이 적통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으로 노선 간 골이 깊어진 가운데 누가 민주당의 역사를 지켜온 `적자`인지를 놓고도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선공을 날린 쪽은 송영길 의원이었다. 송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청래 전 대표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사회자의 언급에 "정 대표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며 "정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통 이런 것을 따지려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 대표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못 지킨 것에 대한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이에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송 의원의) 주장은 100% 허위사실이다. 사과하시기 바란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연일 자신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이란 점을 강조해왔다. 연임 도전을 위한 대표직 사퇴 후에는 첫 일정으로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만나기도 했다.이를 두고 당내에선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총리가 이른바 `후단협 사태`(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주장으로 촉발된 당내 분란)의 핵심 인물이던 점 등을 상기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단 분석이었다. 따라서 이날 송 의원은 발언은 김 총리와 `연대 전선`을 구축한 그가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만 적통인가. 제가 볼 때 더 적통은 김 총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박 의원은 과거 DJ(김대중 대통령)계 핵심으로, 김 총리와도 인연이 깊다.당내에선 이 같은 논쟁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당의 진로나 정책에 관한 생산적 토론이 아니라 과거 전적 파헤치기식 공방으로 흐를 경우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는단 지적이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총리는 후단협 전적이 있지만, 정 전 대표는 DY(정동영)를 (2006년) 대선주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각을 세웠고, 송 전 대표도 노 전 대통령을 몰아세운 적이 있지 않나"라고 했다.
박 의원 역시 "모든 것을 파묘해서 헤치듯 하면 안 된다"며 "그렇게 파묘해서 좋은 것은 결국 내란 세력"이라고 했다.